대만의 동먼역으로 나가면 용캉제라는 거리가 나옵니다. 많은 빙수집이 있고, 그 사이에 찻집과 도자기숍이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있는 곳입니다. 그 중 왕덕전이라는 가게가 있는데요, 대만의 오룡차(우리말로 우롱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보이차 등도 판매하는 곳입니다.
오늘은 코로나 발생 이전, 왕덕전에서 사온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을 마셨는데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혔기 때문에 언제 다시 대만에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방문 사진과 지금 집에 남은 대우령 고산오룡 시음기를 올려봅니다.
▲ 밖에서 바라본 왕덕전의 모습입니다. 상당히 고급스럽고 깔끔한 인테리어입니다.
▲ 왕덕전의 시그니처인 빨간색 캔이 전시된 모습입니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적절한 브랜딩이 된 모습입니다. 고급화 전략이라고나 할까요.
▲ 왕덕전에서는 각종 오룡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무게에 따라 적절한 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 한쪽에는 이렇게 시음 테이블도 있구요,
▲ 무쇠탕관으로 직원들이 오룡차를 우려줍니다. 보통 대중적인 복숭아 향이 가미된 차를 주거나 보급형 오룡차를 우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아래쪽 은색이 밀봉된 오룡차들입니다. 오룡차는 후발효차의 성격은 아니고, 가급적 빠른 시간에 소진하여 마시는 차이기 때문에 이렇게 진공포장으로 판매합니다. 위와 같은 차를 구매하고, 빨간색의 트레이드마크 깡통(틴케이스)은 별도로 소량의 지불을 하고 구매해야 합니다. (공짜가 아님)
▲ 몇가지 차도구들과 찻잔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품질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 오룡차 해발고도에 따른 주요 산지 제품들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해발 2,000미터 이상의 최고급 오룡차 / 대우령 고산오룡 차구
해발 1,800미터~2,000미터 오룡차 / 리산오룡 차구
해발 1,600미터~1,800미터 오룡차 / 삼림계 오룡 차구
해발 1,000미터~1,600미터 오룡차 / 아리산 오룡 차구
위와 같이 해발에 따라 차구를 구분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오룡차는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품질이 좋고 가격이 비싸집니다.
왕덕전에서 구매한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을 우려봅니다. 대우령 고산오룡과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이 있는데, 정급은 등급이 최상이라는 뜻입니다. 일반 대우령 고산오룡보다 가격이 나가며, 왕덕전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오룡차입니다.
▲ 제가 오룡차 전용호로 사용하는 용단호 느낌의 호 입니다. 정확한 용단호는 아니지만 호신이 용단호 스타일입니다. 오룡차는 향을 중시하는 차라 넓고 낮은 호보다 긴 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제는 갈 수 없게된 대만에서 마지막으로 구해온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왕덕전에서 제시하는 오룡차 우리는 시간입니다.
90cc와 150cc로 나누고 있는데, 저는 혼자 마시는 경우가 많아 100cc를 기준으로 적용합니다. 약 100cc의 개완이나 자사호 등에 5g의 차를 넣고 첫포 65초, 2포 40초, 3포 50초, 4포 60초로 우리는 것을 권장합니다.
차의 품질에 자신이 있는지 별도의 세차는 하지 않고 1포부터 바로 우려마십니다. 첫포에는 말려있는 오룡차가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65초로 길게 우리도록 안내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위 기준으로 우리면 차가 좀 진하게 우러나옵니다.
중국과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차를 진하게 우려 마시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 세차 없이 첫포부터 우려 마십니다.
▲ 약간 연하게 우린 모습입니다. 확실히 대우령급의 고산오룡은 맛과 향이 다릅니다. 감칠맛과 단맛이 정말 좋습니다. 한때는 오룡차에 빠져서 주식인 보이차를 멀리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오룡차는 달고 향기로우나 오래 마시면 좀 강한 느낌 때문에 살짝 질리는 경향이 약간 있습니다. 보이차는 물과 같아서 오래 마셔도 질리지 않은데 반해서요.
지금은 보이차를 주식으로 하고, 오룡차는 가끔 별미로 즐기는 중입니다.
▲ 오룡차는 향을 즐기는 차이기도 해서 가급적 깊은 잔을 사용하고, 향을 맡는 것이 좋습니다.
▲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 정말 맛잇는 차입니다. 물질감이 가득하고 깔끔하고 진한 단맛을 줍니다.
▲ 오랜만에 대만을 추억하며 함께한 정급 대우령 고산오룡.
▲ 다시 코로나19가 잠잠해져서 용캉제의 왕덕전에 다시 한 번 오룡차를 사러 갈 날이 언제가 될지 아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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