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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 시음기 2010년 복정 백목단

보이차 시음기

by 오늘의 생활 2020. 4. 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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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 시음기 2010년 복정 백목단

 

백차를 마셨습니다. 아주 오랜만입니다. 보이차를 주로 마시다 보니 백차나 녹차는 일년에 마시는 횟수가 손에 꼽습니다. 흑차류나 무이암차, 오룡차는 그나마 자주 먹는 편입니다. 

빈도를 한 번 생각해보니 아래와 같네요.

<개인적인 차 시음 빈도>

보이차(생차) > 보이차(숙차) >흑차(육보차) > 우롱차 > 백차 > 녹차, 홍차

보이차에 빠지는 사람들은 주로 생차에 빠집니다. 세월에 흐름에 따른 맛의 미묘한 변화와, 회감 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빈도를 적고 보니 백차는 5위 하위권이네요. 한때는 그대로 백차에 심취해서 많이 마시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백차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차를 드시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백차에 관심이 있는 분 자체가 드물 뿐더러, 차 상인들도 그렇게 많이 취급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백차는 1편을 가지고 있다가 이 맛있는 걸 나중에 못 구하면 어쩌나 싶어서 여러 편을 더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차를 처음 마시던 초보시절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백호은침, 백모단, 노백차 등 두루두룩 갖췄지만, 어떤지 손이 안가서 이렇게 마시는 빈도는 일년에 몇번으로 꼽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시음차 2010년 복정 백모단.

말이 나온 김에 정리해보면 백차는 대략 아래와 같이 등급이 정해져 있습니다.


  • 백호은침 : 아주 어린 최고급 새싹. 하얀 침 모양의 싹(아)만으로 제작
  • 백모단 : 백호은침보다 조금 더 자산 잎. 중간중간에 백호은침이 섞여 있음
  • 공미 : 다 자란 큰 잎을 사용해서 제작
  • 수미 : 다 자란 큰 잎과 줄기 등을 사용해서 제작

 

 

 

백호은침 쪽으로 갈수록 어리고 비싼 찻잎이고, 아래로 갈수록 늙은 노엽이며 가격이 저렴합니다. 특히나 백호은침은 햐얀 솜털같은 싹만 모은 차인데, 쉽게 생각해도 실같은 찻잎을 일일이 따야하니 채엽이 아주 손이 많이가고 인건비가 높아지니 차의 값도 당연히 비싸집니다. 아래 차의 병면을 보시면 군데군데 하얀 싹이 있는데 이것이 백호은침입니다. 하얀 침같이 뾰족하지요? 

오늘 마신 차는 두 번째 등급인 백모단(또는 백목단)입니다. 백호은침과 조금 자란 찻잎이 섞여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백호은침 계열의 고급일수록 맛과 향이 여리고 부드럽다고 하며, 아래로 갈수록 진한 맛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비싼것이 꼭 맛있으란 법은 없듯이, 가끔 백호은침은 너무 여리여리한 맛이라 오히려 백모단이나 공미, 수미 등급의 백차가 더 좋을 때도 많습니다. 차가 비싸다고 맛있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백차는 특히 스토리텔링이 잘 잡힌 차입니다. '1년차 3년약 7년보' 라는 말이 있습니다. '1년 묵은 백차는 차로 마시고, 3년 묵은 백차는 약으로 마시고, 7년 묵은 백차는 보배다'라는 말입니다. 백차를 말할 때 항상 나오는 이야기니, 차에서도 스토리텔링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유명해진 금준미, 은준미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차는 특히 해열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염증을 완화시키고 해열 기능이 있어 과거 약이 부족했던 시기에는 실제 약으로도 활용을 자주 한 모양입니다. 대만에서는 감기 해열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와 화기가 많다면 백차가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백차의 탕색입니다. 여리여리한 노란 빛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진한 노란색이 됩니다. 이 백차는 벌써 10년차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맛이 드라마틱하게 변했냐 하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냥 백차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진한 달달함이 생기는 것은 같습니다. 7년만 해도 보배인데, 10년을 지나 이제 저와 함께 20, 30년을 함께 할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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