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미호 고죽산(경곡 고죽산)과 부생반일의 경매 대평장 추차를 비교시음 하였습니다. 진미호는 상표권 분쟁 때문에 현재 진자호로 이름을 바꿨지만, 제가 살 당시에는 진미호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청주의 한 보이차 가게에서 대수차 특선이라는 차를 팔고 있어서 마셔보고, 향과 맛이 상당히 좋아 다음날 사장님께 전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알려준 차가 진미호의 고죽산이었습니다.
진미호의 고죽산은 마록산과 함께 진미호의 고수차 중 가격이 저렴한 라인에 속합니다. 그 위에 이무 계열의 낙수동이나 포랑산 계열의 노만아 같은 산지의 차들이 있고, 파량이나 노반장 같은 고가의 고수차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2016년 진미호 고죽산입니다. 아직 진미호라는 호칭을 사용할 때였고, 보이차 동호회 공동구매를 통해서 편당 65,000원에 구입했다는 기록이 있네요. 어느덧 고수차로서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간 참 빠릅니다.
진미호의 병면은 아름다운 편입니다. 딱 보면 고수차답게 만드는 병면이지요. 흰색 금아가 많은 편인데 처음 열어보면 대형차창과는 다르게 뭔가 색상적으로 우글우글 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병면 뒷면입니다. 어느새 살짝 익어서 갈색으로 조금 변화하고 있습니다. 향기도 제가 처음 샀을 당시 나던 풋풋하고 향기로운 냄새는 많이 사라지고 다른 향들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100cc 유리개완에 4.2g 투차 후 포당 대략 10초 내외로 우려서 마셨습니다. 변화하는 과도기인지 고수차의 생산 후 1~2년도에 나는 싱그러운 고수차 특유의 향이 사라졌네요. 맛도 아주 잘 익은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차야 마시는 상황과 조건에 따라 작은 변화에도 맛과 느낌이 천지차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시음에서는 그다지 임팩트 있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2016 진미호 고죽산의 4년차 탕색입니다.
비교 시음차는 2019년 부생반일의 경매지역 대평장 추차입니다. 병차가 아닌 산차로 출시된 차를 구입했고 작은 자사호 차통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생반일에서 판매하는 산차들은 전용 유리 글라스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이차의 경우 햇빛에 노출될 경우 맛과 향기를 잃는 경향이 있어서, 저의 경우 별도로 자사차통에 옮겨서 보관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전용 유리 글라스를 빛이 들지 않는 곳에 두어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사차통 뚜꼉에 포스트잇을 살짝 걸어두면 겉으로는 표가 나지 않아 미적인 부분도 좋고, 뚜껑만 살짝 열면 차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식으로 구분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100cc 유리개완에 4.2g을 저울로 계량하여 시음하였습니다.
세차 후 1포째 우리는 모습입니다. 개완에 담긴 물 표면에 끈적끈적한 점성이 눈으로 확인 되시나요? 차를 우릴 때 차의 함유물이 충분히 우러날 수 있도록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살청 후 비벼주는 과정인 '유념'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유념이 잘 된 것 같습니다. 끈끈한 점성으로 우러나는 찻물이 그 증거입니다.
2019년 부생반일 경매 대평장 추차의 탕색입니다.
부생반일 대평장 추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상당히 맛있습니다. 고수차의 전형적인 향과 충실한 구감을 주네요. 마실 때마다 만족감을 주는 고수차 입니다. 구입가격을 따져보니 부생반일은 산차로 100g당 80,000원에 구입하였으니 g당 800원 꼴, 진미호 고죽산은 357g 병차 한편을 65,000원에 구입하였으니 g당 182원 꼴입니다. 같은 고수차이지만 부생반일이 약 4배정도 더 비싼 가격이네요.
최근에 저는 개인적으로 2020년부터 대지차의 구입을 중지하고, 가격이 비싸더라고 고수차만 구입하고 있습니다. 대지차는 이미 평생 마실만큼 사놓았고, 이제는 소량으로 고수차만 구입해도 소모량보다 구입량이 많게되어 장기적으로는 차를 지속적으로 익혀가며 마실 수 있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격 대비 품질을 보아야 하겠지만, 고수차 내에서도 가격에 따른 퀄리티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고수차 브랜드 사이에서도 한정된 예산에 의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보게 된 시음이었습니다.
2020년 봄 햇고수차들의 제작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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