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을 취미로 다닌지 벌써 19여년이 된 것 같습니다. 단순히 보면 배낭 하나 가지고 자연으로 들어가는 행위이지만, 그 안에 많은 소소한 팁들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꿀팁 11가지를 아래에서 상세하게 공유합니다.
호텔이나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메니티로 제공되는 칫솔과 치약 세트가 있습니다. 저는 보통 여행용 세면백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이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지만 항상 잘 챙겨옵니다. 바로 백패킹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대부분 제품들이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아주 가볍고, 치약도 1~3회 분량으로 작은 튜브에 들어있어서 백패킹에 가져가면 정말 꿀입니다. 편리하고 가볍고 간소하고. 특히 치약을 가져가기가 여간 번거로운데 이것을 단숨에 해결해 줍니다.
호텔 어메니티 칫솔/치약은 꼭 챙겨두었다가 백패킹에 활용하세요. 참고로 무게를 좀 더 줄이려면 긴 칫솔을 반 잘라서 손잡이 반을 덜어내면 몇 그램이라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백패킹에 헤드랜턴을 제외한 별도의 가스나 LED 랜턴을 가져가지 않습니다. 사실 백패킹은 헤드랜턴 1개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머리에 빛을 달아 바라보는 방향을 비춰주고 두 손을 자유롭게 해주는 헤드랜턴은 백패커가 밤을 보내는데 있어 가장 유용한 장비입니다.
높은 산이나 오지에 가면 아무런 빛도 없습니다. 오로지 달빛과 헤드랜턴에만 의존하는데, 이 헤드랜턴은 생각보다 건전지가 빨리 닿기도 하고(충전식은 충전을 깜빡하기도 하구요), 물이 들어가거나 건전지 누액으로 고장나는 경우도 꽤 잦습니다.
따라서 헤드랜턴은 반드시 1개를 여분으로 더 챙겨서 최소 2개를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1개는 머리에 쓰고, 한개는 텐트 안에 잠시 걸어 멋진 야경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헤드랜턴은 집중광과 확산광 모드를 지원하는데, 확산광으로 텐트 천정에 걸어두면 야경사진으로 텐트를 찍을 때 빛이 골고루 퍼져 예쁜 사진이 나옵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든든한 물품들 몇가지 입니다.
비상용 정수기
저는 보통 1박에 물을 2L정도 들고 갑니다면, 오지로 백패킹을 가는 경우 챙겨간 물 이외에 전혀 물을 구할 수 없어 비상용 정수기를 1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라이프 스트로우>라는 빨대로 된 형태의 정수기를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닙니다. 무게도 겨우 50g으로 부담되지 않는 반면, 근처에 물가가 있다면 언제든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가지고 다니는 것을 강추합니다.
후추 스프레이
우리나라 산과 들으 다니다보면 가장 무서운 맹수는 의외로 들개입니다. 우리나라는 곰과 표범 등 해외의 맹수들은 없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이지만, 개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외딴 산골의 집들에서는 집 지키는 보안(?)용으로 개를 기르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목줄을 묶어놓지 않는 경우 백패커에게 위험이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 혹은 여성 백패커의 호신용으로라도 작은 후추 스프레이는 배낭 바깥 손이 잘 닿는 곳에 하나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물티슈
물티슈는 만능 수건이자 수세미입니다. 백패킹에서는 물티슈 하나로 잘 때 세수도 하고, 그릇도 닦고 만능으로 자주 쓰입니다. 일반 휴지보다는 물티슈를 중간크기로 한 개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말 사용도가 다양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운 계절을 제외하고 상의로 후드티를 입으면 상당한 장점이 많습니다. 가장 탁월한 것은 동계에 잠을 잘 때입니다. 우리 인체 중에서 머리로 빠져나가는 열이 가장 많다고 하지요. 엄동설한에 후드티를 머리에 뒤집어 쓰고 지는 것만으로 엄청난 보온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불멍할 때 혹은 추운 아침에 의자에 앉아 쓰고 있기도 좋습니다. 비가 올때는 머리카락이 젖는 걸 막아주기도 하구요. 기왕 옷을 입을 것이라면 활용도 높은 후드티를 추천합니다.
비싼장갑도 좋지만 목장갑 류의 코팅장갑을 하나 챙겨가는 게 좋습니다. 저는 주로 3M에서 나온 저렴한 코팅장갑을 사용하는데요. 1~2천원 정도면 1개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장갑 하나로 작업 능력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장작을 만들거나 뜨거운 코펠 뚜껑을 들거나 여러모로 장갑은 유용합니다. 손이 거칠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구요. 돈을 아주 조금 더 쓰면 절단방지 기능이 있는 코팅장갑도 아주 유용합니다. 칼 등으로 작업할 때도 손이 베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쟁여두고 쓰는 코팅장갑. 무조건 강추입니다.
백패커들은 모두 알고계실 개념, LNT(Leave No Trace)는 흔적을 남기지 말자는 운동입니다. 저는 우리동네 쓰레기봉투 20L를 하나씩 꼭 가지고 다니는데요. 백패킹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모두 다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버립니다.
백패킹을 마치고 깊은 산을 넘을 때 쓰레기가 담긴 봉투를 배낭에 걸어두는 것만으로 멧돼지나 고라니 등을 쫓을 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가방에 너무 달랑달랑해서 보행을 방해할 정도만 아닌 선에서 적당히 고정하여 걸어두면 걸을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서 미리 야생동물이나 뱀을 쫓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백패커라는 점을 눈으로 바로 보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가져가지만 정작 소금을 빼먹는 경우가 있는데요. 아무리 맛있는 소고기라도 소금 없이 먹는 것은 여간 느끼하고 고역인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캠퍼가 라면봉지 1개 쯤은 챙겨가기 마련인데요. 라면에 든 스프를 조금 덜어서 활용한다면 정말 맛있는 고기 소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스낵면 스프와 소고기의 조합을 강추합니다. 어느 오지에서 소금과 양념도 없이 고기만 달랑 사간 적이 있었고 이때 스낵면 스프에 소고기를 찍어먹어 보았는데, 정말 장난 아닙니다. 소스나 양념이 없다면 라면스프 조금 덜어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깊은 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것처럼 고역이 없습니다. 특히 솔로 백패킹 등을 가면 깊고 어두운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나가는 것도 굉장히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무섭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침낭에 몸을 웅크리고 자는 듯 마는 듯 하면서 소변을 참으면서 어슴푸레하게 계속 잠을 자본 경험들 있으실 겁니다. 저는 그래서 잘 시간이 가까워오면 물과 수분의 섭취를 줄입니다. 밤에 깨지 않기 위한 작업을 미리 하는 것인데요.
특히 맥주 같은 술은 이른 저녁에 미리 마시고 미리 다 배출해 냅니다. 잠 자기 1~2시간 전에는 거의 수분을 섭취하지 않고 잠에 듭니다. 그러면 아침까지 다이렉트로 아주 푹 잘 수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 혹시 모를 배뇨를 위해 다 먹은 빈 페트병 1개를 텐트에 놓고 자는 것도 훌륭한(?) 요강이 됩니다.
동계캠핑을 경험없이 했다가 물이 모두 얼어본 경험이 있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에 물은 침낭 안에 넣고 자는 것이 기본입니다. 혹은 미리 가열할 수 있는 코펠이나 컵에 따라두어 아침에 바로 불에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자칫 페트병이나 주둥이가 좁은 병에 물을 그냥 넣고 잤다가는 다음날 아침 모든 물이 얼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영하에는 꼭 물을 잘 간수하는 것이 기본이지요.
짐이 가벼운 춘추에 다닌다고 해도 배낭은 10kg을 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백패킹을 무리해서 한번 다녀오면 무릎이 많이 상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요. 백패킹을 오래오래 즐기시려면 스틱이나 지팡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백패커는 은연중에 무거운 무게를 지고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뽐내는 성향이 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실 20kg이나 되는 무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신체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하중을 분산하기 위해 스틱을 쓰는 것이 제일 좋고, 양손에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스틱이 없다면 산이나 길 초입에서 스틱으로 사용할 적당한 나무를 구해서 짚는 것도 훌륭한 무게 분산 장비가 됩니다. 더 오래, 더 잘 즐기기 위한 방편이므로 무릎을 잘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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