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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사호 개호 및 양호 방법(길들이기)

보이차 시음기

by 오늘의 생활 2020. 5. 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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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국차를 즐겨마시는 터라, 자사호를 자주 사용합니다. 군덕호와 이형호, 서시호 등은 특히 제가 좋아하는 모양의 자사호입니다. 중국차를 오래 마시다 보면 개완으로 마시는 방법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자사호 사용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처음 자사호를 구매한 후 사용전 길들이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자사호 양호 및 개호의 정의

양호가 잘 된 자사호와 찻자리

자사호를 처음 구매 후 길들이는 것을 개호한다고 합니다. 호를 개시해서 열어준다는 뜻입니다.

양호는 개호한 이후 자사호를 쓰기 좋은 상태로 길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양자는 '기를 양'으로 중국 사람들은 이 작은 흙으로 만든 다구를 아주 정감있는 친구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마치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기른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인 걸 보면 말입니다.

개호 방법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별도로 개호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입니다. 자사호의 경우 수천도 고온의 가마(가스가마 혹은 장작가마)에서 구워져 나옵니다. 초고온이기 때문에 이미 유해한 물질은 모두 타버리고 순수한 흙만 소성되어 나오기 때문에 개호는 필요 없다는 쪽의 의견입니다.

둘째는, 별도로 세심하게 개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입니다. 자사호는 공기가 통하는 수많은 기공으로 이루어진 쌍중기공결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을 들여 개호를 해야 사용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는 의견입니다. 이 의견을 주장하는 쪽은 자사호를 처음 구매 후 냄비에 물을 넣어 오랜시간 삶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첫번째 입장과 두번째 입장을 절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처음 구매한 자사호를 개호함에 있어 냄비에 물과 차를 넣고 삶는 방법을 택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은 펄펄 끓는 뜨거운 물로 호 안을 여러번 헹궈내고 바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개호를 아주 간단히 마무리 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가마에서 나온 후 아직 사용되지 않은 자사호에는 석영사 등 이물질이 묻어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석영사는 자사호의 뚜껑이나 바닥면이 소성중에 녹아서 붙지 않도록 자사호에 발라주는 모래 같은 물질입니다.

저는 자사호를 개호하지 않는 첫째 의견쪽을 따르지만, 석영사 같은 이물질은 잘 제거하고 사용하는 절충안을 택하고 있습니다.

 

자사호 개호 방법

친구로부터 받은 관리 안된 자사호의 개호 전 모습

같이 차를 마시던 친구가 오랫동안 쓰지 않던 자사호를 받아왔습니다. 관리가 잘 안되어 바로 사용하기 어려워 개호를 하였습니다. 그 과정을 아래와 같이 담았습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냄비에 수돗물을 자사호가 푹 잠길만큼 담고 차를 넣은 후 몇시간 끓여주면 됩니다. 저는 숙차용으로 활용할 자사호는 숙차를 넣어 삶고, 생차용으로 활용할 자사호는 생차를 넣어 삶아줍니다.

숙차를 넣어 개호중인 자사호

이렇게 자사호를 담아 삶아주면 됩니다. 이때 꼭 조심할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자사호 개호 시 유의점

-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은근한 중약불에 끓여야 합니다. 센불에 끓이면 끓는 물의 기공에 의해 자사호가 냄비에 이리저리 부딛혀서 자칫하면 파손됩니다. (이렇게 고가의 자사호를 날려먹은 분들 많습니다.)

-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호를 천으로 감싼 후 냄비에 넣어 삶아주는 방식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잘 꺼내서 몇차례 씻어서 말려주면 됩니다. 자사호를 사용할 때는 온도차를 크게 주면 호가 깨지거나 금이 갈 수 있으니 뜨거운 상태에서는 찬물을 닿게 하면 안됩니다.

개호 및 초기화가 된 자사호.

위와 같이 개호 후 아주 깔끔해진 모습입니다. 전후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좌측) 자사호 개호 전 (우측) 자사호 개호 후

이제 소중한 자사호를 아름답고 소중하게 잘 양호하면 됩니다.

자사호 양호 방법

양호가 잘 된 철구호

자사호를 양호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지만, 오랜 시간과 수고가 들어갑니다.

차를 마실 때 남은 찻물을 호 위에 부어주기만 하면, 시간과 세월에 따라 반짝반짝 윤이 나게 됩니다. 이를 양호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차를 두 잔 따라서 한잔은 마시고, 한잔은 자사호 위에 부어주면 됩니다.

저는 양호를 잘 모를 때 주로 맹물을 부어주면서 천으로 열심히 문지르기만 했는데 이러면 양호가 잘 되지 않습니다. 양호의 핵심은 찻물의 성분이 호의 표면에 여러차례 닿아서 안착되는 과정인데, 물만 부어서는 양호가 잘 되지 않습니다.

 

북 모양의 자사호, 방고호

마시면서 계속 찻물을 부어주고, 차를 다 마신 후에는 가볍에 뜨거운물로 호의 표면과 안쪽을 잘 세척해 준 후 잘 건조시키면됩니다. 이때 다건 등으로 자사호의 겉면을 잘 문질러 닦아주면 더 빠르게 양호를 할 수 있습니다.

일부 다인들은 겉면에만 신경을 쓰고 자사호의 안쪽은 잘 닦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안쪽을 손가락으로 구석구석 문질러서 차때가 들러붙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닦습니다. 차를 마시고 호 안쪽을 만져보면 미끌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잘 제거하여 호를 말려줍니다. 호 안에 차때가 덕지덕지끼면 기공이 막힐 뿐더러 위생에도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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