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 무위산방의 2001년 이무 장가만 고수산차 보이차와 차와 사랑에 빠지다(황비홍/명불허전)의 2005년 이무고수차(가을차)를 비교 시음해 보았습니다. 두 차 모두 15~20년 사이의 이무지역 고수차라는 유사성이 있습니다.
무위산방의 산차입니다. 설명에 따르면 장가만 촌장 집에 있던 고수산차를 고전만차창과 함께 수매하여 한국에 들여왔고, 일부는 병차로 압병하여 판매, 일부는 100g씩 통에 소분하여 판매하였는데, 제가 구매한 것은 100g짜리 주석통에 들어있는 소분 판매분이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캔 안에 종이로 한번 더 포장이 되어(준 밀봉 상태) 보관상태가 아주 우수했습니다. 산차라 진화가 많이 진행되었고 진향도 나기 시작합니다.
다음 카페 <차와 사랑에 빠지다>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이무지역의 가을 고수차를 모료로 압병한 보이차입니다. 아래 포장을 보시면 2005년 당시 포장법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소규모 차농들이 포장지 만들 상황이 아니라 이렇게 종이에 직접 붓으로 글씨를 써서 제작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포장에는 이무고수 4자가 씌여져 있고, 2005년을 뜻하는 을유년 붉은색 도장을 찍었습니다.
가을 고수차의 병면 앞면입니다. 이무지역 차 답게 긴 줄기가 많이 보이고 잘 익어서 갈색으로 많이 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병면 뒷면입니다. 모료는 동일하고 특별히 살면을 하지는 않은 일구료입니다. 실제 색상은 진화가 좀 더 된 짙은 갈색입니다.
짧게 시음하기 위해 50cc 개완 두개와 각 2.5g씩 계량하여 담았습니다. 장가만 산차가 좀 더 퍼석한 느낌으로 세월을 보여줍니다.
세차 탕색입니다. 4년의 차이가 살짝 보입니다. 좌측이 이무 장가만, 우측이 이무 가을고수차 입니다. 장가만에서는 진향과 약향을 맡을 수 있고, 이무 가을고수차에서는 달달한 단내 위주로 향이 납니다. 가을고수차의 향은 다만 좀 아쉬운 게 깨끗한 밀향이 아니라 어딘가 살짝 누린(?) 느낌의 단 향입니다. 아마 보관상태가 최상급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1포 탕색입니다. 둘 다 사진의 색상보다는 실제가 더 진한 편입니다. 이무 장가만에서는 세월이 주는 품격있는 맛과 향이 납니다. 진중하게 잡내없이 잘 익어서 '멋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세월을 건강하게 잘 보낸 차를 대할 때 드는 느낌입니다. 참 잘 익었습니다.
제2포 탕색입니다. 두 차 모두 본 맛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둘 다 이무지역 차가 주는 물큰한 물질함이 분며합니다. 저는 이무지역 차의 이 풍성하고 미끌미끌한 풍성한 구감을 좋아합니다. 향도 이무지역만의 특별한 향이 있는데, 글로서는 향을 표현할 길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냥 이무지역 차 향입니다.
제4포입니다. 장가만 이무고수 산차에서는 점점 멋진 진향이 올라옵니다. 멋스럽고 깔끔하며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맛과 향이 잘 익은 (준)노차를 마시는 이유이겠지요. 깔끔한 노신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반면에 황비홍의 이무가을고수차는 비교가 되서 그런지 살짝 아쉽습니다. 여전히 약간 새콤한 신맛이 조금 있고(거슬릴 정도는 아님), 아주 살짝 누린 느낌의 단향과 맛이 나옵니다.
비교시음을 해보니 우위가 확실합니다. 이무가을고수차도 단독으로 마실 때는 꽤 마실만 했는데, 비교에 들어가니 좀 아쉬운 느낌이 살짝 듭니다. 2001년 이무 장가만 고수산차는 이제 노차의 길목으로 들어선 차로 묵직하고 중후한 깔끔함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차를 대할 때 항상 느끼는 그 감정, '많이 가지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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