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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시음기 / 대익 2005년 갑급 조춘차

보이차 시음기

by 오늘의 생활 2020. 6. 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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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시음기 / 대익 2005년 갑급 조춘차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동안 차를 멀리하다가 오랜만에 주말 오전 시간이 나서 차를 골라봅니다.

'오랜만에 마시니까 맛있는 차를 마셔야지' 하고 추려진 것이 연식이 좀 있는 차, 아니면 최근 만든 부생반일 고수차 산차를 마실까 하다가 결국 2005년 차를 집어듭니다.

대익 맹해차창의 2005년 갑급 조춘차입니다.

포장지 및 병면

차방에서 2005년 대익 갑급 조춘차를 집어들고 거실로 나와 물을 올립니다.

천천히 구경해봅니다. 

▲ 2005년 대익 갑급 조춘차. 이름 그대로입니다. 원료에 따라 갑급, 을급 등으로 나누눈데, 좋은 모료를 썼다는 말이고, 조춘, 이른 봄의 아엽으로 제작했다는 말입니다.

▲ 포장지가 참 예쁩니다. 저는 최근의 대익이 내놓는 요란한 일러스트 포장지보다 이런 포장지가 더 좋습니다. 대익의 클래식함과 전통을 더 잘 드러내는 것 같아서요.

▲ 포장지는 2도인쇄인데, 초록색 색감이 정말 좋습니다. 약간 살아있는 싱그러운 초록색이라고 해야 할까요. 볼때마다 클래식함에 기분 좋은 전통스러운 디자인입니다. 저 대익 로고는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도 합니다.

▲ 특이하게 357g이 아니라 358g 단위 생산입니다.

▲ 뒤쪽 병면입니다. 특이하게 뒤쪽에 아엽이 깔리고 앞쪽에는 굵은 잎들이 있습니다. 보통 아엽을 앞에 살면하는데 말이지요. 병면 뒤쪽에 오히려 자글자글한 아엽들이 가득합니다.

대익 2005년 갑급 조춘차 병면 동영상

▲ 앞면에 오히려 굵은 잎들이 있습니다. 내비가 새하얗게 깔끔한 것이 보관상태가 좋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습한 환경에 있던 차들은 내비들이 누렇게 바랜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척도이지요.

 

▲ 생산 햇수로 15년을 지나가는 차라 노랗게 꽤 많이 익었습니다.

▲ 2005년 갑급 조춘차의 내표입니다.

▲ 요즘 차에서 보기 힘든 'Since 1940 맹해차창' 문구가 보입니다. 오히려 이때에 전통성에 대한 강조에 방점을 찍었나 봅니다. 2005년 전후 차에 보이는 문구들입니다.

▲ 차기름이 배어 나왔네요. 세월의 흔적입니다.

▲ 시간의 흔적에 따라 이지러질 수 밖에 없는 가장자리의 헤짐이구요.

2005년 갑급 조춘차 탕색

 

탕색을 쭉 살펴보겠습니다. 내포성이 좋습니다.

▲ 1포(세차). 초반부터 탕색이 참 좋습니다. 묵은 차에서 보이는 저 색깔.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군침이 돌면서 어떤 맛인지 딱 상상하게 만드는 그 탕색입니다.

▲ 2포. 계속 일정한 색으로 우러나기 시작합니다.

▲ 3포

▲ 4포. 3포~4포는 가장 안정적으로 맛있게 우러나올 때지요.

▲ 5포

▲ 6포

▲ 7포

▲ 오늘의 찻자리입니다. 차를 오래 쉬어서 차판이 집안 살림살이로 잔뜩 덮여서 옆에서 간단히 마셨습니다.

 

정림방 작가의 85cc 정도 되는 자주니 서시호입니다.

▲ 숙차용으로 샀는데, 한잔 딱 나오기 때문에 생차 숙차 가리지 않고 사용 중입니다. 사용 후 바로바로 안팎을 깨끗이 잘 씻어주면 차종은 별로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 별다를 것 없는 엽저입니다.

▲ 이게 아주 물건입니다. 거름망 받침대로 활용하고 있는 스타벅스 그릭요거트 용기입니다. 도자기로 만들었는데, 찻자리에 딱 어울려서 잘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릭 요거트를 담아 판매합니다. 내용물보다 병이 더 비쌀 것 같네요.

▲ 오늘 사용한 쿄야키 찻잔입니다. 육필로 그린 수회 청화백자인데 아주 아끼는 잔입니다. 정말 섬세하게 꽃밭과 같은 정원을 그려놓았습니다. 7면으로 각을 낸 면치기한 찻잔입니다.

▲ 뒤쪽에는 한시가 쓰여 있습니다. 3자, 3줄짜리 일본 양식인 것 같습니다.

▲ 찻잔 밑면입니다.

▲ 손으로 그린 그림의 붓이 지난간 농담을 보는 맛도 좋습니다. 집앞 뜰의 꽃받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 찬찬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정갈해 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습니다.

- 대익 2005년 갑급 조춘차 시음평 -

■ 특이하게 굉장히 삽미가 두드러지는 차입니다. 어느 순간 볼 양쪽으로 삽이가 확 느껴집니다.

■ 고미는 거의 없습니다.

■ 적당히 잘 익은 2000년대 차로, 적당히 익어 부담없이 마시기 좋습니다.

■ 긴압이 상당히 강한 편입니다.

■ 판매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조금 낮은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차례 시음을 하면서 적당히 잘 익었다는 느낌은 받지만, 반면에 특별히 아주 맛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그냥 무난한 대지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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