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생반일 보이차의 2019년 병배고수 생차를 마시고 시음기를 작성합니다. 네이버의 보이차 동호회를 통해 몇년 전부터 활발하게 알려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고수 순료를 지향하는 브랜드는 한국에도 진자호(구 진미호), 이무순시흥, 우림고차방 등 여러 차창이 있지만 부생반일은 최근 떠오르는 신흥강자(?)로 볼 수 있습니다. 100% 순료 고수차를 제작하는데, 본 2019년 병배고수 생차도 대수, 대지차가 섞이지 않은 순료 고수병배차 입니다.
처음 부생반일 보이차를 접한 건 브랜드 명에 이어지는 배경 싯구 때문이었습니다. 잘 만든 초록색 로고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 제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이죠. 차를 마시는 행위가 무엇을 추구하느냐? 이 물음에 부생반일 보이차는 '우득부생반일한' 이라는 정의를 내리는 브랜드입니다.
'덧없는 삶에 한나절의 한가로움'
저는 이 문구를 읽자마다 이 브랜드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차 마시는 것은 결국 일상에서 잠시 한가로운 여유의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차 마시는 행위를 브랜드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크게 놀랐습니다. 철학이념을 보이차 브랜드로 만들었다니, 보이차 업계에서는 드물에 훌륭한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구는 이섭이라는 시인의 싯구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題鶴林寺僧舍 제학림사승사 / 학림사 요사에서 짓다
李涉 이섭
終日昏昏醉夢間 종일혼혼취몽간
忽聞春盡强登山 홀문춘진강등산
因過竹院逢僧話 인과죽원봉승화
偸得浮生半日閒 우득부생반일한
하루 종일 술에 취해 몽롱하게 지내다가
봄 간다는 말 듣고 억지로 산 올랐네
절간에 들러서 스님 말씀 듣고서야
덧없는 삶에 한나절 한가로움 얻었네
부생반일고수차의 간단한 연혁을 조사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2006년 - 시판용 고수차 및 숙차 출시
2012년 - 운남성 51개 대표 차산의 차를 병차로 생산하여 100세트 한정판 '척도' 샘플러 제작
2013년 - 정식 회사법인 등록 후 '부생반일고수차' 시작
현재 - 운남 주요 지역의 순료 고수차 활발히 출시
(기타) 차창이 건립된 유락산 고수모료를 기반으로 한 보이차 생산이 많음 - 유락산 숙차 등
● 시음차: 2019년 부생반일 병배고수 생차
● 시음일자: 2020. 03. 18.
● 시음조건
다구: 70cc 자니 수평호
물: 퓨리케어 정수기(TDS 78)
투차량: 3g
포당 우리는 시간: 10초 내외
# 병면사진
▲ 200g 소병의 모습입니다. 언제 보아도 깔끔하고 정갈한 브랜드명 부생반일의 로고 중심으로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 포장지는 약간 심플할 정도로 심심한데, 잘 보면 세부 정보를 작은 글자로 동그랗게 측면에 빙 둘러 배치했습니다.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디자인적으로 매우 고급지고 아름답습니다.
▲ 요즘 고급차에 많이 적용하는 내면을 한겹 추가 포장한 방식입니다. 좋네요.
▲ 포장지를 벗긴 병면 모습.
▲ 19년도 생산 차인데 생각보다 모료가 신차같지 않습니다. '어? 19년 신차 모료같지는 않은데?' 싶었는데 부생반일 한국대리점 사장님께 기회가 되어 여쭤보니 역시 약간 묵은 진료라고 하시네요. 유락산 고수 순료와 신6대 차산 중 밝힐 수 없는 한 곳의 순료를 병배했다고 합니다. 각 모료 고수 100%이며 17년과 18년의 모료를 19년에 압병했다고 합니다.
# 시음사진
▲ 내비는 심플하게 포장지 일부를 그냥 따왔습니다. 간결합니다.
▲ 데일리차로 마시려고 많이 훼궤해 두었습니다. 작업해 놓으니 마치 산차 같군요.
▲ 90년대 원광 자니로 만든 박태 수평호를 사용해 봅니다.
▲ 세차 이후 첫포. 달고 맛있습니다. 단맛이 좋은 입에 착 붙은 고수차의 맛입니다.
▲ 고수차 신차의 풋풋한 느낌은 사라졌고, 살짝 익어 딱 마시기 좋은 상태입니다. 묵은 맛은 아니지만 이렇게 깨끗한 차가 몇년 지나면 아주 맛있게 변합니다. 기대됩니다.
▲ 고수차는 포의 변화에 따른 탕색이 크게 의미가 없어서 이후로는 찍지 않았습니다.
# 시음총평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순료 고수차. 200g 소병 한 개를 5만원 아래로 구할 수 있으니 2개 10만원이면 400g 병차를 하나 구매하는 셈입니다. 100% 순료 고수차가 10만원대라면 정말 가성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만 보급한 특별판이라 가능한 이야기. 임건 선생이 부생반일 보이차가 가격에 비해 비싸다는 한국에서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홍보용으로 제작한 차라고 합니다. 대형차창의 병배 고수차보다는 이쪽을 훨씬 추천합니다.
- 한줄 요약: 가격 부담없는 가성비 좋은 데일리 순료 고수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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